에필 . ----------

 
"얼마나 걸었는지, 얼마나 뛰었는지 알 수가 없어.
 턱까지 차 오른 숨이, 이 가슴이 뒤돌기를 허락하지 않아.
 살랑거리며 춤추듯 사라지는, 잔인한 당신만 바라보길 허락해.
 알까, 잔인하리만큼 사랑스러운 당신을 잡으려는 나를.
 느낄까, 벅차 올라 목소리까지 잃고 당신에게 소리치려는 나를.
 
 물거품이 되어도 좋아, 인어 왕자가 되어버렸대도 좋아.
 돌아갈 수 없이 내딛는 내 앞에, 당신이 있는 것만이 전부야.


 잡혀 줘, 아니 닿아 줘, 이제 그만 안겨 줘.
 단 한번만, 지쳐 당신을 두고 넘어지기 전에 단 한번만.
 
 외치는 목소리는 앞서고 있는 당신에게 닿지 않고 물거품이 되어가,
 인어 왕자의 최후는 무엇일까. 바다 해바라기의 최후는 무엇일까.
 목소리를 잃고 당신을 쫓는 나는 잠시라도 당신이 뒤돌아보기를 원해.
 
 인어 공주가 아닌 나는, 인어 왕자인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물거품이 되기 전까지 발버둥치며 갈구하지만 끝끝내 닿지 못해.
 아아, 목소리가 물거품이 되고 다리마저 물거품이 되어가.


 잡혀 줘, 아니 닿아 줘, 이제 그만 안겨 줘.
 단 한번만, 지쳐 당신을 두고 넘어지기 전에 단 한번만.
 
 눈치채지 못한 채 걸어가는 당신이 멀게 느껴져.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잡지도 못한 채 원치 않게 멈춰서버려.
 가슴까지 물거품이 되어 사라지고, 이 초조해하는 내 마음을 알까.

 아아, 더 사라지기 전에, 완전히 사라지기 전에.
 아무것도 남지 않은 빈손이 허공으로 사라지는 물거품을 잡기 시작해.


 닿은 손가락에 물거품이 터지기 시작해. 그것은 내 사라지는 생명이었나.
 내 닿을 수 없는 목소리, 터지는 물거품 속에서 노래가 되어 흩어져.
 들려? 내 마음이 들리니? 지금 사라져 가는 내 외침이 들리니?
 내 간절한 노래가 멀어져 가는 당신에게 들리고 있는 걸까?


 그마저도 알 수 없어. 인어 왕자는 이제 사라졌으니.
 남는 건 저물어가듯 사라질 이 노래뿐이니.
 그래도 괜찮아. 그것만으로 괜찮아. 언젠가는 당신도….”

  

 피아노의 부드러운 건반 소리와 함께 남성 보컬 특유의 낮은 톤이 그 건반에 맞춰져 무대를 울렸다. 

 시간이 더디어 간다. 분명 노래일텐데, 그저 사람이 부르는 노래일 것인데.

 지금 이 순간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MC도, 약간의 거리를 두고 자리를 잡아 듣고 있는 방청객들도, 카메라를 들고 무대를 찍고 있을 감독과 스텝들마저도 마치 마녀의 마법을 받은 듯 목소리를 잃은 인어 공주, 인어 왕자가 되었다.

 그것은 여운의 마법이 되어 한참이나 그들을 휘어잡았지만, 마녀의 마법은 현대인의 잃어버린 동심에 져버려 금새 수그러든다. 그리고 제 정신을 차린 이들은 무대를 바라보았다. 피아노를 치는 사람도, 노래를 불렀던 보컬도 마법에 걸렸던 이들과 마찬가지로 제정신을 차리고 무대에서 내려왔다.

 와아아- 뒤늦게 방청객에서 함성이 터졌다. 그 함성을 등지고 내려온 보컬과 피아니스트 모두 말없이 대기실로 향하다, 그 문 앞에서 기대어 있는, 두툼한 보자기 하나를 끌어안은 한 여성의 앞에서 멈췄다.


 "……고마워."







들쭉 날쭉 순서가 틀린 상태로 올라갈 것입니다.
허나 완성 될 때즈음에는 순서가 다 채워져 있겠지요.
보시는 분들은 뭐야 이거, 난감하다고 하실 지 모르지만
제가 쓰는 글은 다 이렇습니다.
써지는 부분만 파파팍 쓰는 거죠.
버릇되면 안 된다고 하지만... 그래도 이런식으로 써봅니다.
(그렇다고 에필을 전부 보여드리는 건 아닙니다 에헷)

by 마녀의가인 | 2007/12/17 09:13 | 魔女의 歌人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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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MerLyn at 2007/12/17 23:31
뭐...뭔가 있어...!!!
저희 황금잔 2기 멤버 모집에 관심을 가져주시길(에엑? 바로 스카웃?)
황금잔 링크도 해주시고, 제 이글루도 놀러와주셔서 감사해요 ㅎㅎ//
앞으로 자주자주 왕래해요~
그리고 저도 로맨스 좋아해요. ㅎㅎ//
Commented by 마녀의가인 at 2007/12/18 00:36
하핫. 일이 있어서... 여유가 생기면 그리하겠나이다.(훌쩍) 앞으로도 자주 찾아뵙도록 하게요.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Commented by 티에라바다 at 2007/12/21 05:04
대장님 말씀대로 뭔가.. 있다고 느껴집니다!!

아하하^-^ 안녕하세요 황금잔 홈페이지 링크란 타고 왔는데, 역시 빠른 우리 대장님-0-;; 이야기 느낌이 따뜻합니다..[아아 정화되는 듯한 느낌..]

대장님 말씀대로 2기 멤버 모집에 관심을 부탁드립..![큭]
Commented by 마녀의가인 at 2007/12/22 09:42
어서오십시오, 티에라바다 님^^
그렇게 느껴주시니 감사드립니다. 정화라니..(발그레)
2기멤버모집은 제 능력도 능력이지만(미흡해서..) 일도 있으니 상황을 보고 참여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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